서울 두 배 크기의 호수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인 또바 호수의 면적은 1145제곱 킬로미터인데, 서울이 605.2km²이니, 무려 서울의 두 배 정도 되는 크기의 호수입니다. 당연히 육안으로는 끝이 안 보이니 바다 같은 느낌이겠네요.
보고도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규모입니다.
마치 무용담 같은 이런 설명만 듣고 무턱대고 떠난다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너무 넓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여행을 시작해야 할지,
어디서 묵으며 무엇을 먹고, 여행 일정은 며칠이나 잡아야 할지 막막할 수 있어요.
또바 호수에 간다면 바로 여기! 많은 여행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검증된 명소 일곱 곳을 소개할게요.
1. 빠로뽀 Paropo
또바 호수 가장자리에 위치한 빠로뽀 마을에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거나 직접 낚시를 해 맛있는 생선요리를 즐겨보세요.
분위기는 바다 같지만 호수이니 밑물고기가 잡히겠네요.
호수를 둘러싼 숲이 무성한 피라미드 모양의 언덕에 올라 또바 호수의 광활함을 느껴봅니다.
물론 아무리 노력해도 끝이 보일 리 없으니 너무 실망하는 마시고요!
민박도 가능하지만, 캠핑이나 차박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동화 속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알록달록한 텐트촌에서 현지인들과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과 우정을 나눠보아요.
2. 시투무룬 폭포 Situmurun Waterfall
광활한 호수와 이를 둘러싼 산세가 높고 깊은 만큼 멋진 폭포들이 많은 건 당연하겠죠.
7개의 층을 이뤄 화려한 물살의 흐름과 그 위로 피어오르는 무지개에 홀려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겠지만, 물살이 강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신선이라도 나타날 듯 황새가 날아다니는 이 기이한 폭포 앞에서 인생샷을 먼저 (물에 뛰어들기 전에) 찍어주세요.
3. 바까라 Bakkara
바까라는 거대하고 평평한 또바 호수 가장자리에 위치한 계곡입니다. 카드게임이름인 바카라(Baccarat)와 발음이 비슷해서 외우기 쉽겠네요. 세계 최대 여행 정보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를 보니 ‘또바 호수에서 가장 매력적인 계곡’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곳에는 현지인들이 신성한 물로 여기는 샘물인 아엑 시팡올루(Aek Sipangolu)와 오래전 바탁족의 왕들이 중요한 서약을 하기 위해 만나는 장소라 이야기가 전해내려오는 폭포인 삼푸렌 잔지(Sampuren Janji)가 있습니다.
4. 에프 라타 폭포 Efrata Waterfall
이 그림같은 에프 라타 폭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험준한 언덕을 올라야 하지만,
정상에 서면 또바 호수의 장엄한 풍경과 너른 논밭 풍경을 한눈에 안을 수 있으니 땀을 좀 흘려볼 만합니다.
바리산(Barisan)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시원한 물자락에 몸을 담그고 잠시 더위를 식히거나,
때묻지 않은 아름다움 속으로 파고드는 개울물의 차분한 백색소음을 들으며 캠핑을 즐겨도 좋아요.
5. 시마르자룬중 Simarjarunjung
또바 호수가 펼쳐진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언덕입니다.
멋진 경치뿐이 아닙니다. ‘공중에 매달린’ 독특한 전망대와 그네가 있어 사진 찍기 명소로도 유명하거든요. 공기 풍선, 스카이 바이크, 거대한 손바닥, 매달린 식탁 등 독특한 조형물이 맣은 곳입니다. 해 질 녘 나무 위의 집에서 숨막히는 일몰도 꼭 감상해 주세요.
6. 시디호니 호수 Sidihoni Lake
호수 안의 호수가 있다?
또바 호수 안에는 싱가포르 만한 크기의 사모시르 섬이 있습니다.
푸른 잔디와 소나무로 둘러싸인 이시디호니 호수는 이 섬 안에 자리 잡은 호수로,
녹음을 감상하며 트래킹을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주황색, 보라색 빛이 감싸는 호숫가에서 웅장한 일몰을 감상하세요.
7. 시아드따라따스 언덕 Siadtaratas Hill
푸른 잔디와 소나무로 둘러싸인이 호숫가를 걸으며 광활한 또바 호수의 풍경을 감상하세요.
웅장한 일몰을 놓치고 싶지않다면 호수 제방에 텐트를 쳐도 좋습니다.
언덕정상에 서면 호수의 시원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다이빙, 수영, 카누같은 물놀이를 즐겨도 좋아요.
특히 칼데라 노마딕 이스케이프(Kaldera Nomadic Escape)는 글램핑 명소로 유명합니다.
눈이 시리게 푸른 또바 호수의 멋진 풍경과 대조를 이루는 보헤미안 스타일의 텐트, 버블 텐트, 유리벽으로 된 오두막, 이동식 글램핑 시설인 에코포즈, 캠퍼밴을 위한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자연을 벗삼은 편안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Image by anggiksss
광활하게 펼쳐진 또바 호수와 웅장한 산세가 어우러져 자연속에서 모든 것을 잊고 나만의 시간을 갖기원하는 캠핑족, 차박족들에게는 완벽한 공간들을 소개했습니다.
또바 호수를 여행한 분의 후기를 보니
“최대한 잉여롭게” 여행하라는 조언으로 시작합니다.
“별다른 일이 없어도 빈둥빈둥 돌아다니고, 그렇다고 딱히 할 일도 없는 일정, 어쩌면 생산적인 일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그런 잉여로운 여행 말이다”라고요.
위에서 소개한 명소들 역시 이런 ‘빈둥거림’을 위한 명소들이니 과제를 해결하듯 모든 곳을 찾아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발길이 닿는 곳에 텐트치고 낮잠도 즐기고,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에 넋을 놓기도 하고, 노을녘에 퍼지는 신비로운 빛속에 잠겨보는 ‘잉여로운 시간’을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